곧고 푸른 대를 닮으려
노력하였네
동창이 환해지도록 묵향에 젖어도 보았네
무엇이 이토록 애닯도록 하는 것일까
푸른 댓잎이여
오죽(烏竹)이여
윤선도 오우가(五友歌)를 즐겨 부르며
닦아온 긴 세월이여
중견 문인화가이기도 한 시인의 `묵향`이라는 긴 작품의 한 허리를 잘라내어 음미해본다. 평생을 묵향에 젖어 걸어온 먼 길이 아득하기도 하고 어제 같기도 하리라. 곧고 푸른 대를 닮아 흔들림 없이 꼿꼿이 서서 오직 한 길을 참참이 밟아온 그 정신이 푸른 대나무처럼 푸르게 다가서는 아침이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