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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호에서 온 꼴뚜기

등록일 2012-10-02 19:23 게재일 2012-10-02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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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경 화
늦가을 생선코너에는

묵호 앞바다가 출렁이고

적막 속 눈 내리는 풍경처럼

슈퍼 진열창에는 까만 눈동자들이

차가운 서리를 맞고 있다

모든 것이 어리석은 사랑이었다고

물기둥 같은 한기가

내 귓불을 스치며 속삭인다

폭설처럼

추억들이 눈앞을 스친다. 부정할수록

진실이 되려는 과거는

당분간 싱싱하겠다

슈퍼마켓 생선코너 진열장에서 발견한 꼴뚜기들 까만 눈동자들에서 시인은 지난날의 아픈 추억 속으로 들어간다. 아픔 투성이의 사랑도 잊지못할 아름다운 사랑도 생생하게 거기에 비쳐져 있다. 어찌되었건 우리 청춘의 한 순간이 진지하게 녹아났던 소중한 순간들이었다. 다시는 다시는 이르지 못할 길이 아닐까. 가슴 한 쪽이 시린 아침이다.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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