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구한 날
베이고 밟혀
피 흘리며
쓰러져놓고
어쩌자고
저를 벤 낫을
향기로
감싸는지….
알겠네
왜 그토록 오래
이 땅의
주인인지
자기를 베어낸 낫을 향기로 감싸는 들풀, 그 아름다운 용서와 화해를 시인은 본 것이다. 자기보다 강자에게 비록 하찮게 여김을 당하고 짓밟히고 뭉개지더라도 그들을 용납하고 오히려 그들을 품어 안는 향기로운 생의 태도를 우리 인생들도 한번은 생각해 봄직하지 않을까. 그런 들풀들이 진정한 이 땅의 오랜 주인이듯이 우리네 삶에도 더러는 그런 아름다운 풍경들을 볼 때가 있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