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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설픈 통장관리가 화 자초

정안진기자
등록일 2012-09-21 21:33 게재일 2012-09-21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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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천군공무원 감사원 감사에 자살 기도 `해프닝`<br>“부지 헐값 불하 해준다” 속여<br>1년여 간 부서 기관통장으로<br>수 십억원 송금 받아

예천군에 근무하는 7급 K씨(47)의 거액의 돈거래 사건으로 지역 전체가 벌집을 쑤셔 놓은 듯 발칵 뒤집혔다.

감사원은 지난 17일 직원 3명이 재정과 7급 K씨에 대한 감사를 실시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K씨는 잠적, 다음날 오전 예천읍 통명리 외진 곳에서 차량 안에 연탄불을 피워놓고 실신해 있다가 동네 이장이 발견돼 병원 치료를 받아왔으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다.

이 일이 발생하자 예천군의 어설픈 통장 관리는 물론 직원들에 대한 관리 감독 체계가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K씨가 자신의 담당 부서 기관통장을 이용해 수 억원을 거래했던 사실은 이미 지난 2008년 군 감사부서에 적발돼 징계까지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똑같은 수법으로 수 십억원의 돈이 1년이 넘도록 거래되는 동안 군에서는 까맣게 모르고 있었다는데 대해 군민들은 의혹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더욱이 돈의 액수가 한사람당 많게는 7억 원에서부터 수 천만원에 이르고 있는데다 개인 자영업자 및 일반 주민들이 K씨에게 속아 건넨 돈의 액수가 밝혀진 것만해도 수 십억원에 이른다. 또 확인이 되지 않은 동료 공직자 23명 정도도 수 백만원에서 억대의 돈을 건넨 것으로 알려져 전체 피해 금액은 상상조차 힘들다.

피해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군청 종합민원실에서 지적 담당 업무를 봐 온 K씨는 일반인들을 상대로 대부분 하천부지를 헐값에 불하해준다고 속여 거액의 돈을 받은데다 도청 이전지 인근에 전원주거단지 조성 부지를 사전에 임대해, 추후 5배 이상의 차액을 챙길 수 있도록 해주겠다고 거짓말을 해 한 사람당 수 억원을 받기도 했다.

특히 K씨는 이 과정에서 공유재산 매각 공고문은 물론 국유재산 임대 신청서까지 위조하는 수법으로 사람들을 안심 시킨 뒤, 대담하게도 예천군청 명의로 된 기관통장으로 대부분의 돈을 송금 받아 온 것으로 밝혀지고 있어 충격을 주고 있다.

더욱이 수년 전부터 “K씨가 주식에 투자해 수 십억원을 벌었다”는 소문이 청내에 퍼지면서 그동안 K씨는 7급 공무원 답지 않은 헤픈 씀씀이와 대형 고급 승용차를 끌고 다니는 등 구설수에 올랐으나 군 감사 담당 부서에서는 전혀 관심조차 기울이지 않아 이번 사태를 키웠다는 비난마저 사고 있다.

오히려 이와같은 소문을 믿은 동료 공직자들은 일확천금을 노리고 K씨에게 접근, 주식 등의 투자를 목적으로 K씨와 돈거래를 해 왔던 정황 증거가 조금씩 드러나면서 공직자들의 도덕적 해이도 큰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정안진기자 ajjung@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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