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영 일
스스로 잎을 버린다
긴 겨울나기 위하여 몸의 무게 줄인 뒤
지그시 두 눈을 감고
부는 바람에
기댄다
흰 눈 쌓여 아득한
겨울 한가운데
살아 온 날 삭여 환한 울림 매달고
영하의 기온 견디는
나이테를
감는다
겨울을 건너기 위해 스스로 이파리들을 내려놓는 나무, 매서운 눈바람에 견디기 위해 나무는 단단히 자신을 단속하고 준비하는 것이리라. 쉬 꺾이고 부서지지 않기위해 마음을 다잡고 또 다잡는 것이리라. 우리네 인생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북풍한설 같은 시련의 시간들이 닥쳐오는 우리의 삶에도 이런 나무 같은 준비와 자기단속이 필요한 건 아닐까. 단단히 마음을 고쳐먹고 어떤 어려움이라도 뚫고 나가려는 강한 생의 의지가 필요한 건 아닐까.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