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이 문
죽음의 다음 차례는 삶
탄생과 죽음
죽음과 또 다른 탄생
봄의 초록빛 싹과 꽃 다음에는 여름의 녹음과
뜨거운 빛
그리고 가을이 와서 열매를 따면
낙엽이 지고 어느덧 함박눈 쌓이는 겨울과 침묵
우주의 순환은 아름다운 질서다. 계절의 순환은 어길 수 없는 신의 약속이며 축복이다. 그 준엄한 약속은 시작과 끝이라는 당연한 논리에 기초하고 있지만 노시인은 깊은 사유의 한 면을 자연스럽게 보여주고 있다. 우주의 모든 삶은 죽음에서 비롯되었고 죽음은 또 다른 삶에 이르게 하는 생명의 끈이라는, 절망을 극복하는 빛나는 희망의 한 끈을 우리에게 건내고 있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