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주 현
바다를 가둬 두고
소금의 자식들을 키워 내는 물은
사각형의 기억인자를 지니고 있다
빛을 빨아들이던 둥근 어둠이 조각 나서
소금 알갱이가 된다는 걸 바닥은 기억하고 있다
고랑마다 어머니는
수 천 개의 달을 심어 놓은 것이다
내 기억인자는
밭에서 자라는 바다이다
몇 번씩이나 맷돌을 돌려 쏟아 내던
어머니의 밭에서 자란
나는 달이다
수 천 개의 달이다
소금 달이다
무엇이든 생성에 이르는 길은 그 과정이 힘들고 어려움의 연속일 수 있다. 사각형의 소금이 되기까지 바닷물은 수없이 자기를 비우고 또 비운다. 둥근 어둠이 조각나서 되는 소금에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 우리네 어머니들의 사랑과 헌신은 소금 결정체보다 더한 시련과 고통의 과정을 그쳐 오늘의 우리를 만들어낸 것이다. 거룩한 본능이 아닐 수 없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