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은 봉
개발과 투기로 가득 차 있는 난장판이라고?
매연과 오염으로 뒤덮여 있는 쓰레기장이라고?
상습교통정체로 푹푹 한숨이나 쉬는 곳이라고?
악의 소굴, 빈곤의 공장…. 지저분한 뒷골목
이제는 그런 나쁜 누명 다 벗겨냈다고?
성장과 문명을 만드는 인류 최고의 발명품이니까?
언제나 혁신과 변혁을 이끄는 힘찬 엔진이니까?
야심만만한 젊은이들 부푼 꿈 다 이루는 곳이니까?
창조적 에너지로 넘치는 온갖 기업들
문득, 별안간, 갑자기, 퍼뜩 세상 확 바꾸는 곳이니까?
뒷골목은 늘 그늘이 져있다. 그것도 서울의 뒷골목은 그 그늘이 깊다. 문명의 극점에 이르른 서울 도심은 희망차고 창조적 에너지가 넘쳐나고 있으며 햇빛이 찬란히 빛나는, 야심만만한 젊은이들의 꿈이 부푸는 곳일 수 있다. 그러나 그런 양지만 있는 것은 아니다. 성장과 발전의 그 이면에는 무서운 그늘이 드리워져있다. 시인은 그 그늘에 대해 야유하고 있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