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윤 하
놓치지 않으면 너는
내 부푼 가슴이 될 줄 알았지
비단실에 꽁꽁 묶어
돌맹이 달아
꼭 꼭 붙들고 잤었지
꿈을 깬 아침
바람이 빠져나가고
쭈글쭈글한 피부가 되어
권태롭게 방바닥을 뒹구는 너
반짝이던 눈과
두근거리는 가슴이 빠져나간
내 사랑
날아갈 듯 빵빵한 공기를 품고 부풀어있는 풍선, 오랫동안 함께 있으려고 비단실로 꽁꽁 묶어놓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바람 빠지고 쭈글해진 모양 없는 풍선을 보면서 시인은 인생을, 사랑을 얘기하고 있다. 늘 싱싱하고 열정적인 청춘의 시간들이 우리에게 있을 것 같지만 세월 지나면서 그것은 허상에 불과함을 느낄 수 있다. 사랑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물거품 같은 풍선 같은 것 아닐까 시인의 말처럼.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