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수 현
소나무 산사나무 칡덩굴 코끝으로 달려드는 냄새
모래와 이파리와 물웅덩이의 오솔길 발바닥에 닿는 느낌
초롱꽃 달맞이꽃 참나리 숲길을 틔우는 빛깔
너 하나뿐이라는 뜨거운 목소리
날아오른 절정의 하늘
어느 틈에 흘러가지
굽이치며 솟구치며
지리멸렬 지리멸렬 하루가 가라앉을 때
살짝 살짝 고개 내미는 그것들
처음이자 끝인
살아있는
내 몸
살아있음은 여러 징후들을 발산하기 마련이다. 몸도 마음도 정신도 살아있음은 모든 것에게로 활짝 열린다. 몸의 여러 감관들과 마음의 관심들과 생각들이 끝없이 열려 살아있는 사람과 자연과 교감하게 되고 충만한 생명감으로 채워진다. 그럴 때 우리 내면에서는 진정한 사랑과 평화가 생성되고 타인들에게로 흘러갈 것이다. 살아있음의, 그 절정의 징후인 것이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