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상 옥
용서하는 것이란다
수시로 까마득히 지난 일이
불쑥 부아를 지르며 올라오면
핏줄이 곤두서고 주먹이 불끈 쥐어진다
세월 따라 잊혀짐도 하다마는
가슴을 후비며 일어설 때는
제어되지 않는다
그래도 용서해야 한다며
`용서 못하는 자신을 위해 기도하라`는
보속을 받고도
용서는 기도 속에 없다
용서에 인색한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팔을 들어 집게손가락 하나를 펴고 누구를 가리키는 동작하면서 손가락 다섯 개를 보면 세 개는 바로 자신에게로 향함을 알 수 있다. 상대를 탓하고 지적하고 정죄하는 말과 행동을 하면서 자신을 한번 들여다보라는 뜻이 내포된듯한 느낌이다. 용서와 화해가 절실한 시대다. 용서는 사람 사이에 가장 아름다운 관계의 복원 방식이 아닐까.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