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인 한
대형 트럭이 돼지를 가득 싣고 간다
차바퀴에 깔릴 비명의 임자는
지금 상추쌈에 삼겹살을 먹는 중이며
속도가 거세된 짐승은 눈부시게 우아하다
트럭에 실려 흔들흔들 도축장으로 가는 돼지들
지글거리는 삼겹살 앞에 돼지는 없다
고속버스를 타고 지는 해를 보며
오늘 하루만큼 짧아진 인생을 싣고
흔들흔들 우리도 간다
어디로 가는지 모르고 실려 가는 육축들을 가끔 보게 된다. 그 눈빛이 두려움이나 공포에 떨고 있는 같지 않다. 시인의 말처럼 눈부시게 우아하고 평화롭게 보일 때가 있다. 그가 가는 길이 곧 죽음에 이르는 길인지 모르기 때문이다. 우리 인간 또한 별반 다르지 않지 않는가. 어쩌면 육축을 싣고 가는 트럭보다 더 빠른 속도로 우리는 어딘가로 끝없이 달려가고 끌려가고 있다. 그곳이 막연한 죽음의 자리로만 여겨져서는 안될 것이다. 생각과 느낌, 철학과 종교를 가진 인간이기 때문이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