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장마는 평년보다 다소 빠른 지난달 17일에 종료됐다. 우기가 일찌감치 지나는가 싶더니 곧바로 무덥고 습한 북태평양고기압의 영향으로 3주째 전국이 폭염과 열대야로 몸살을 앓았다. 올 7월18일부터 8월6일까지(20일간) 안동의 평균 낮 최고기온이 무려 34.0℃까지 올랐다.
많은 사람들이 기억하는 1994년(34.3℃)의 살인적인 무더위 이후 역대 2번째로 무더운 찜통더위다.
특히 올해는 낮 최고기온이 33℃ 이상인 폭염일수가 7월23일 이후 16일이나 계속 이어졌다. 역대 최고기온을 경신한 지난 8월5일은 북태평양고기압이 동해상으로 확장해 동풍이 주왕산을 넘고, 고온의 건조한 바람이 청송을 지나 안동으로 유입되면서 낮 최고기온은 38.0℃까지 올랐다. 1983년 안동기상대가 관측을 시작한 이래 가장 높은 기온이다.
우리나라의 여름 기후를 지배하는 북평양고기압은 해양성 열대기단이다. 이 무덥고 습한 공기층이 중국 만주까지 강하게 확장하게 되면 한반도는 그야말로 가마솥처럼 뜨거워진다. 반면 지난 2011년과 같이 우리나라까지 확장한다면 국지적으로 집중호우가 내리고 서늘한 여름이 된다.
기상학적으로 따져보면 북태평양고기압이 중국 중부지방(서쪽)으로 확장할 경우 우리나라에는 남서풍이 불면서 경북지방과 동해안으로 폭염이 강하게 발생한다. 그 반대로 북태평양고기압이 동해상(북쪽)으로 확장하면 동풍이 불면서 동해안지방은 서늘하고 태백산맥 서쪽에 위치한 수도권과 영서지방에 심한 폭염이 나타난다.
올해는 7월말 북태평양고기압이 중국 중부지방으로 확장하면서 대구·경북지방을 중심으로 폭염이 강하게 발생했고, 8월초에는 동해상으로 확장하면서 서울 및 수도권, 강원영서 등 우리나라 서쪽지방에 폭염이 나타났다.
이처럼 북태평양고기압의 특성을 알면 여름 날씨를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