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재 삼
물처럼 순리처럼
법대로 흐르는 것을 따르지만
모든 수가
그렇게만 되는 것은 아니네
가다가 한 수를
삐끗 잘못 두는 바람에
자연스럽게 운영되는 것이
무서운 비바람을 만나
어지럽게 헝클어지기도 하느니
요컨대
하늘의 한결같은 운행에
어긋나는 것도
결국은 운명처럼 귀결되네
바둑을 두면서 인생의 이치를 새롭게 발견하고 있다. 물 흐름처럼 순리대로 법대로 사는 것도 필요하지만 세상사는 그게 전부는 아님을 바둑을 두는 일에서 깨닫게 한다. 한 수를 잘못 두어 어려움에 부닥치는 바둑처럼 인생사도 무서운 비바람이 몰아치는 역경에 들기도 하는 것이기에 그것마저 운명이라 생각하고 감내해 내야한다는 것을 깨우쳐주고 있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