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헌 오
습성처럼 고이는 기다림이 꽃을 키우고
쉼 없는 삶을 여미어
소생케 하는 불길
퍼낸 어둠보다 더 밝아지는 꿈의 바다
하나의 씨앗으로 천년을 아우르는 하늘
찰나도 머물러 남지 않고
창세기를 여는 비경
어제를 벗어놓고도 늘 내게로 오는 그대
참회로 다 태우고 나면 무아뿐일 이 가슴
하나씩 오직 하나씩만 쌓는
내 삶의 아름다운 이유
어제를 벗어놓는 일이란 힘들고 어려운 일이다. 곧 지난 시간들을 돌아보고 참회에 이르는 일이기 때문이다. 순간은 아름답고 화려할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은 찰라에 지나지 않는 반짝이다. 삶의 진정한 아름다움은 그 순간 순간의 아름다움을 잘 갈무리하고 뒤틀리고 흔들렸던 순간들은 뉘우치며 지워 버리고 새로움으로 나아가는 것이 아닐까.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