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시에게

등록일 2012-08-07 21:32 게재일 2012-08-07 18면
스크랩버튼
이 태 수
나는 이제 너를

그윽하고 투명하게 띄워주고 싶어

말들을 붙들어 가두지 않고

어둡고 무겁게 질식시키지 말고

말의 고삐들을 하나하나 풀어주고 싶어

사닥다리까지 놓아주고 싶어

너는 언제나 침묵의 한가운데서

또 다른 침묵으로 가는 길 위에서

설레며 눈을 뜨지만, 나는

그 순간들을 낮게 그러안고 있지

침묵만이 말의 깊은 메아리를 낳듯

그 메아리가 은은하게 퍼져나가듯

침묵 위의 은밀한 비상을 위하여

너를 위하여 날개를 달아주고 싶어

나는 진정 이제 너를

투명하고 그윽하게 보듬고 싶어

시 속에 표현된 시인의 언어들이란 은은하게 퍼져나가기도 하고 누군가의 가슴에 화살로 날아가 꽂히기도 하는 것이리라. 혹은 어떤 파동도 없이 읽는 이에게 번져가는 침묵의 메아리이기도 한 것이리라. 그윽한 감동의 울림이 오래오래 퍼져나가는 시를 위해 시인은 수없이 지웠다가 다시 쓰는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리라.

<시인>

김만수의 열린 시세상 기사리스트

더보기
스크랩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