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등록일 2012-08-02 20:39 게재일 2012-08-02 18면
스크랩버튼
임 승 빈
나무들이 두 팔을 벌려

어서 오라 어서 오라 손짓하길래

슬그머니 숲 속으로 들어갔더니

배가 노란 새 한 마리

하늘 한 쪽 베어물고는

사뿐히 가지에 내려와 앉네

나보다 먼저 숲에 안기네

남은 하늘 한 쪽이 시린 눈송이로

가만히 내 어깨에 앉네

겨울 숲에 들어 눈송이를 맞으며 숲과 새와 하늘의 호흡에 귀 기울이는 시인의 마음이 참 따스하게 번져온다. 세상의 중심이 사람의 일들로 분탕스럽고 어지러이 흔들려도 여기 조용한 생명감으로 촘촘히 살아있는 겨울 숲에는 안온한 평화가 살아있다. 비록 차가운 눈바람이긴 하지만 오늘 아침 불어오는 바람 속에는 평화로 일렁이는 겨울 숲의 냄새가 진하다.

<시인>

김만수의 열린 시세상 기사리스트

더보기
스크랩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