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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으로 잘사는 사람

등록일 2012-07-31 21:35 게재일 2012-07-31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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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석준 수필가

사람은 누구나 잘 살고 싶어 한다. 잘 살고 싶어하는 욕망은 인간이면 누구나 갖는 공통 목표일 것이다. 그러면 어떻게 사는 것이 잘 사는 것일까? 잘 살려면 사람들은 우선 돈이 많아야 하고 또 권세나 지위가 높아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돈이 많아야 한다면 얼마를 가지면 만족할까? 이명박 대통령의 최측근인 방송통신위원장을 했던 최시중이란 사람의 재산은 100억원이 넘는다고 한다. 그런 그가 몇 억원에 눈이 어두워 지금 구속 수감 중에 있고, 이상득 전 의원도 며칠 전 구속 기소 됐다. 이상득 전 의원이 누구인가? 그는 6선의 국회의원이자 대통령의 친형으로서, 현 정권 실세 중에 실세가 아니었던가? 그만하면 부귀영화를 한 몸에 누린 남부러울 것이 없는 사람인데 몇 억원을 집어 삼켰다가 쇠고랑을 차게 된 것이다. 또 우리나라 최고 갑부인 삼성의 이건희 회장은 유산 문제로 형제간에 법정다툼을 벌이고 있다.

옛 말에 아흔 아홉 섬 가진 부자가 머슴 세금 한 섬 뺏어서 100석을 채운다는 말이 있듯이 100석 하는 사람은 천석꾼이 되고 싶고 천석꾼은 만석꾼이 되려고 욕심을 부린다. 마치 브레이크가 고장난 자동차처럼 한 순간도 쉬지 않고 끝을 모르고 치닫는 것이 인간의 욕망이다.

또 권세나 지위는 얼마나 높아야 만족할 것인가? 시의원한 사람은 도의원이 되고 싶고, 도의원한 사람은 국회의원, 국회의원한 사람은 대통령이 되고 싶어 한다. 최고 정상의 자리는 한자리뿐인데 요즈음 신문지상을 보면 여야 할 것 없이 너도나도 대통령 하겠다고 야단들이다. 그들의 말은 하나같이 나라와 국민을 위한다고 하지만 실은 대부분 권력욕의 화신들이다.

우리나라는 60대 이후 경제적으로 잘 사는 것이 곧 행복이라고 생각하고 악착같이 일을 해 이제 세계 12대 경제부국으로 부상했고, 지난 6월25일자로 세계 일곱 번째로 국민소득 2만달러, 국민 5천만명의 20~50클럽 회원국이 됐다. 그런데 대한민국의 국민들은 지금 행복을 누리며 살고 있는가?

현재 우리나라는 OECD 28개국 중에서 국민행복지수가 맨 꼴찌에서 두 번째에 머무르고 있고 자살율은 세계 1위이며, 3쌍에 한 쌍이 이혼하는 이혼율 세계 1위인 나라에 살고 있다. 경제적으로 잘살면 행복할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부처님 당시 빔비사라라는 왕이 있었다. 그는 당시 인도에서 가장 큰 나라의 왕이었다. 왕은 우리 인간들이 목숨을 바쳐서까지 추구하는 모든 것을 다 갖고 있었다. 그의 말은 곧 법이었다. 따라서 사람을 죽이고 살리는 것은 그의 말 한마디에 달려 있었다. 아름다운 여자가 있으면 언제든지 취할 수 있었고 맛있는 음식은 항상 대기 중이었다. 그 나라의 모든 것은 왕의 것이었다. 그는 세상 사람들이 갖고 싶어하는 모든 것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왕은 항상 마음이 불안했다. 외국 군대가 쳐들어오지는 않을까 불안했고, 어느 신하가 모반을 꾀할지도 몰라 불안했다. 왕자들이 호시탐탐 왕위를 넘보지는 않는지 불안했고 음식에 독약을 넣지는 않았는지 불안했다. 그는 하루도 마음이 편안한 날이 없었다. 그래서 왕은 틈나는 대로 수레를 몰고 부처님을 찾아와서 마음의 위로를 받고 돌아가곤 했다.

그런데, 부처님은 가진 것이라고는 분소의 한 벌과 바릿대(밥그릇) 하나뿐이었다. 그는 나무 밑에서 잠을 잤고, 맨발로 걸어 다녔으며 남의 집에서 밥을 빌어먹었다.

“부처님 밤새 잘 주무셨습니까?”

“그래 잘 잤다. 너도 잘 잤느냐?”

이른 아침 새소리에 잠을 깬 부처님과 아난(부처님을 시중들고 있는 제자)이 주고받은 대화다. 부처님의 일상은 이렇게 늘 행복과 평화로 가득 차 있었던 것이다.

이 세상에서 참으로 잘 사는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부처님은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다.

`부족함이 없는 것이 잘 사는 것이요, 구할 것이 없는 것이 잘 사는 것이요, 원망이 없는 것이 잘 사는 것이다. 성냄이 없는 것이 잘 사는 것이요, 미움과 질투가 없는 것이 잘 사는 것이요, 공포와 불안이 없는 것이 잘 사는 것이다. 강제와 속박이 없는 것이 잘 사는 것이요, 해탈과 자유가 있는 것이 잘 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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