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산 하나가 잠긴
고요 속에서
고즈넉이 피어 있는 산국을
누가 보고 있는가
보는 이가 보는 이를 보며
꽃잎과 함께
한 줄기 투명한 바람이 될 때
저 산국을 누가 보고 있는가
고즈넉이 피어 있는 산국을 보고 있는 이는 누구이며, 보고 있는 이를 보는 이는 또 누구란 말인가. 특정하지 않은, 이 우주를 움직이는 어떤 보이지 않는 실체일 것이다. 이 세계 전체를 관장하는 어떤 실존적 존재일 것이다. 시인의 운명론적 세계관과 유유자적한 인생관이 잘 나타난 작품이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