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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탕을 먹으면서

등록일 2012-07-20 21:17 게재일 2012-07-20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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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 길 섭
어느 고을이나 한 집쯤은

감칠맛 나는 곰탕집 하나 명성 자자하지

꼬박 석 삼일을 고으고 또 고아

진골 다 빼내주고

구멍 송송 뚫린 우족

장작불, 그 보송보송한 빛깔로

뿌옇게 우러나

숟가락 놓고도 온 몸 휘감겨드는 맛

시도 모름지기 그럴 거야

시도 인생사가 다 그런 것 아닐까. 석 삼일을 고으고 또 고아 그윽하고 감칠맛 나는 곰탕처럼 그윽하고 깊이 있는 생의 향기가 묻어나는 한 생이나 한 편의 시가 더 가치롭고 멋진 것이 아닐까. 숟가락 놓고도 온 몸 휘감겨드는 맛을 내는 곰탕처럼 죽고 나서도 그의 그윽한 생의 향기를 오래도록 남기는 시나 한 생이 바람직한 것은 아닐까.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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