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 길 섭
감칠맛 나는 곰탕집 하나 명성 자자하지
꼬박 석 삼일을 고으고 또 고아
진골 다 빼내주고
구멍 송송 뚫린 우족
장작불, 그 보송보송한 빛깔로
뿌옇게 우러나
숟가락 놓고도 온 몸 휘감겨드는 맛
시도 모름지기 그럴 거야
시도 인생사가 다 그런 것 아닐까. 석 삼일을 고으고 또 고아 그윽하고 감칠맛 나는 곰탕처럼 그윽하고 깊이 있는 생의 향기가 묻어나는 한 생이나 한 편의 시가 더 가치롭고 멋진 것이 아닐까. 숟가락 놓고도 온 몸 휘감겨드는 맛을 내는 곰탕처럼 죽고 나서도 그의 그윽한 생의 향기를 오래도록 남기는 시나 한 생이 바람직한 것은 아닐까.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