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태 주
어떤 나무는 세월이 가도 몸통이 굵어지지 않는 나무도 있으니까
세월이 가면서 몸통이 굵어지는 나무는 믿음직스럽다 든든하다
키까지 자라 하늘 높이 오르는 나무는
훤칠하니 자랑스럽다 그늘 또한 강물같이 장하다
더러는 몸통이 굵어지고 키까지 자라면서 환하게 빛이 나는
나무도 있다 황금나무다
나무 안에 스스로 집 한 채 짓고 꺼지지 않는
등불 하나 밝힌 나무도 있다
그 역시 황금나무다
시인이 말하는 황금나무는 불멸성을 상징하는 존재이다. 신화적 상상력을 동원해야 잘 읽히는 작품이다. 풍상을 견디고 몸통이 굵은 나무가 된 현실의 나무와 이에 투사한 화자의 인생과 어떤 불멸성을 획득한 깨달음의 나무를 상징하는 황금나무가 융합된 나무는 아름다운 그림이다. 우리도 한 그루 황금나무로 설 수 있을까.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