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연 강수량의 약 50%가 여름철에 집중되어 내리는데, 이전까지는 여름철 강수가 장마기간에 집중됐던 것에 비해 1990년 이후부터는 여름철 전 기간으로 확장되면서 장마기간과 그 전후에 대한 강수시기의 구분이 불명확해졌다. 여름철이면 언제든지 많은 비가 내릴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기상청이 규정하는 `장마의 종료`는 장마전선이 우리나라 부근에서 물러나는 시점을 말한다. 하지만 대다수의 국민들은 강수의 원인을 따지기보다 무조건 여름철에 비가 지속적으로 내리는 경우를 장마라고 생각해 `장맛비가 멎으면 여름철 강수도 끝이 났다`고 착각한다는 보고도 있다.
이와 같이 장마기간에 대한 인식의 차이로 인해 장마의 시종에 대한 예보가 사실상 유명무실해졌고, 기후변화로 인해 전통적인 장마기간에 상관없이 집중호우 발생 가능성이 점차 높아짐에 따라 기상청에서는 2008년부터 장마의 시종에 대한 예보를 중단했다.
보통 7월 말경이 되면 장마전선이 우리나라 북쪽으로 올라가면서 고온 다습한 성질의 북태평양 고기압의 영향을 받아 폭염과 열대야를 동반한 한여름 무더위가 나타난다. 도시의 무더위를 피해 전국의 계곡과 바다로 여름휴가를 떠나는 소위 `바캉스 시즌`이 바로 이때다. 여론조사에 따르면 올해도 여전히 7월 마지막 주부터 8월 첫째 주 사이에 가장 많은 국민들이 휴가를 떠날 계획이라고 한다.
기후변화로 인해 우리나라 여름철 강수 패턴은 장마 후에도 집중호우가 많이 발생하는 형태로 이미 바뀌었다. 더욱이 여름 후반부로 갈수록 이미 내린 많은 비로 인해 약해진 지반에 추가적으로 비가 내리게 돼 산사태나 시설물 붕괴 가능성이 매우 높다.
날씨예보에 따라 휴가기간과 장소를 정하고, 기상악화로 위급한 상황이 생겼을 때의 대처방안도 미리 계획을 세워보자.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돌발적으로 나타날 수 있는 여름철 집중호우에 대비하기 위해 기상정보를 보다 적극 활용하고, 상황에 맞는 철저한 준비로 우리들의 소중한 인명과 재산을 지켜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