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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주佛...손 택 수

등록일 2012-07-13 21:34 게재일 2012-07-13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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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집 처마 아래 메주가 마른다

금강경 독경 미륵존여래불 염불소리가 들려온다

염불을 들어야 메주가 잘 뜨거든

곰팡이가 알맞게 피어오르거든

정지에서 나온 보살님이 메주 아래 합장을 한다

겨울 햇살과 바람과 먼지와 눈 내리는 소리까지

눈 속에 먹이를 구하러 내려온 산짐승 울음까지

몸속에 두루 빨아들여 피워내는 메주 곰팡이

나무아미타불, 자연 발효시킨 부처님이시다

메주를 자연과 인간이 함께한 합일과 조화의 상징으로 느끼는 시인의 시안이 깊다. 메주는 보살님의 합장과 겨울 햇살과 바람 먼지와 눈, 눈 내리는 소리, 산짐승의 울음소리가 한 데 어우러져 만들어진다. 거기다가 스님의 독경소리까지 스며들어 잘 발효된 한 덩어리의 메주가 되는 것이다. 자연의 흐름에 따라 자연스럽게 만들어지는 작은 세계 속에서 생명의 본질을 발견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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