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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나라 - 어린 소나무에게 보내는 편지 3...이 종 암

등록일 2012-07-12 20:52 게재일 2012-07-12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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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신(送信) 부호가 얼마나 왔다갔는지

나는 모른다

경사 급한 절개지로 강제 이주당한

삶이다 저 애송나무의 가파른 생애가

내게로 건너온 어느 날

나무의 푸른 몸짓이 흐린 눈을 씻겨내던

그날, 우리는 만난 것이다

관계를 맺는다는 것은

상대의 상처에 참여하는 것이다

네 속에 들어가면서부터 나는

내 몸의 상처를 만질 수가 있었다

지친 내 몸

누일 수 있는 푸른 나라

비탈에 옮겨 심어진 어린 소나무의 질기디 질긴 생명력을 바라보는 시인의 눈이 깊다. 척박한 비탈과 같은 삶이 어디 어린 소나무에게만 있으랴. 이 차가운 겨울을 건너가는 가난하고 순한 이웃들의 바람찬 한 생애들을 바라보자. 물러나지도 내려서지도 않는 당당한 저 푸른 소나무같은 이웃들의 가멸찬 삶이 도처에 살아있는 이 땅은 그래도 희망 있다. 희망 크다.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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