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혼자 또 이 가을에 선운사엘 왔네
동백 없어도 동백에 끌렸겠지
피거나 지거나 목청 붉은 비린내여
필 때 화들짝 뛰어오른 꽃, 질 때 거침없이 뛰어내린 꽃
그 반동에 놀랐네 친구여
너는 죽어
나는 살아
하늘에, 따에, 그 엉덩방아를 기억하네, 기억하네
고창에 있는 선운사는 동백으로 유명한 절집이다. 사찰 뒤편 산자락에는 수 천 그루의 동백나무가 울창한데 화재로부터 절을 보호하기위해 조성했다고 전해지지만 그 동백꽃이 활짝 피어나는 즈음 선운사와 그 동백꽃이 질 때의 선운사는 시인의 말처럼 충격적이라할 만큼 대단한 풍경과 정서를 자아낸다고 하면 지나친 말일까.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