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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 큰` 구미시 공무원들

남보수기자
등록일 2012-07-10 21:43 게재일 2012-07-10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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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급 직원 허가 안날것 알면서도 불법 건축<br>동장은 멋대로 이임식…국장은 낮잠 일쑤

구미시 일부 공무원들의 복무 해이 실태가 도를 넘어 민선5기 2년차에 접어들어 쾌속 운항하는 구미시정에 먹칠을 하고 있다.

열심히 일하는 공직사회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고 있는 이같은 복무 기강 이완 행태는 전체 공무원들의 사기마저 떨어뜨리는 결과를 낳고 있어 강력한 제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사례 1. 불법건축물 지은 간 큰 공무원

구미시 하수과에 근무하는 기능 6급 공무원인 A씨는 구미시 부곡동의 자기 땅에 불법건축물을 지었다. 공무원으로서 이곳이 도시구역 내에 개발제한구역으로 묶여 건축허가가 나지 않는 곳이란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A씨의 불법건축이 알려지면서 부곡동 일대 주민들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A씨의 집터는 도시계획법과 건축법 상 개발제한구역에서 해제된다 해도 통행 도로가 없는 맹지인 한계로 인해 인접 대지를 사들여 도로개설을 하지 않는 한 허가가 날 수 없다. 결국 A씨는 문제의 불법건축 사실이 드러나면서 구미시로부터 1차 계고장을 받았다. 그러나 A씨는 이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막무가내로 버티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공직기강 해이의 표본이 되고 있다.

# 사례 2. 인사 발령도 없이 이임 잔치판

구미시 비산동 B동장은 구미시 인사발령이 나지 않은 상태에서 자기 마음대로 이임식을 거창하게 치른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면서 주변을 아연실색케 하고 있다.

구미시는 현재 남유진 시장의 몽골방문과 임시회 일정이 맞물려 정기인사를 미뤄놓은 상태다.

공로연수 대상에 올라 있는 B동장은 시장의 인사 명령도 나지 않았지만 지난 6월 29일 관내 통장, 부녀회장과 지인들을 초청해 동사무소 3층 회의실에서 출장뷔페 음식까지 거나하게 차려놓고 이임식을 치렀다.

통상적으로 동장은 이·취임식을 동시에 하는 것이 관례다. 신임 동장에게 자리를 물려주고 떠나면서 업무 인수인계 등을 하게 된다. 당연히 인사가 있을 줄 알았던 B동장은 이임식을 한 뒤 정식인사발령이 나지 않자 현재까지 계속 근무를 하고 있다. 특히 B동장은 당시 구미시로부터 이임식을 미리 하지말라는 지시까지 받았지만 `출장뷔페 계약 때문에 어쩔 수 없다`며 이임식을 강행한 것으로 알려져 마치 제대 말년의 군기 빠진 사병과 같은 공직자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줬다.

반면 같은 공로 대상자인 과학경제과 지모 과장과 상하수도사업소 박모 과장은 인사발령이 나지 않자 이취임식을 미룬 채 근무를 하고 있어 대조를 보이고 있다.

# 사례 3. `국장실은 수면실`

최근 구미시청 고위직인 국장급 간부 공무원들이 업무 시간에 달콤한 낮잠을 즐기는 모습이 자주 목격되자 하급 직원들로 부터 `국장들의 집무실이 시청 내에서 가장 낮잠자기 좋은 수면실`이라는 빈축을 사고 있다.

특히 한 고위직 간부는 아침부터 졸음에 취해 사람이 곁에 가도 모를 만치 깊이 잠들어 이를 목격한 민원인과 직원들의 눈총을 받았다.

구미시 L과장은 “전 공직자들이 가뜩이나 철밥통, 복지부동, 무사안일 등 공무원에 대한 부정적인 인상을 불식하기 위해 부단히 애 쓰고 있는데도 일부 동료들의 일탈행위로 인해 전체 공무원들이 매도되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자책했다.

구미의 모 대학 H교수도 “공무원들의 일탈행위는 누적된 업무압박감의 폭발, 도덕적 해이 등에서 주로 비롯되며 또 다른 공무원에게까지 악영향을 미친다”며 “이런 일이 반복되면 조직 전체가 긴장 이완, 의욕상실 등에 빠지므로 강력 대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구미/남보수기자

nbs@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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