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 리 밖에서 서성이는 당신의 숨결이 들려요
꽃처럼 환한 미소 맞으려 목이 화하도록 불어낸 입김
백 리 밖에서 묻어나는 당신의 향기가 느껴져요
주체 못할 마음 낮추어도 설렘은 가뭇없이 번져요
함께 있어도 함께 하지 못하는 사랑이 아니라
함께 하지 못해도 함께 하는 사랑의 뿌리 내리려
몰래 불어오는 바람에 몸은 자지러지다가도
마음은 바람보다 먼저 달려가요 그대 백리에 있어도
백 리 밖에 서성이는 당신의 숨결을 들을 수 있는 눈도 귀도 있었으면 좋겠다. 주체 할 수 없는 그리움과 기다림은 당신의 향기를 백리가 아니라 천리 밖에서도 맡고 들을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이 사랑이다. 한 포기 백리향에서 우리는 그것을 확인한다. 하물며 미물도 그렇거든 사랑을 위해 끝없이 목말라 하는 우리는 백리향이 아니라 천리향 만리향이 아닐까.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