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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파문 반성 대신 군민 탓

등록일 2012-06-25 20:55 게재일 2012-06-25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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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창익제2사회부
흔히 사람들은 성공한 일에 대해서는 자기가 잘해서 된 줄로 생각하고, 잘못되었을 때는 남의 탓으로 돌린다.

책임이란 내가 지면 무겁고 다른 사람에게 넘기면 참 편한 단어이다.

잘 되면 내 탓, 잘못되면 조상 탓이라는 우리 속담도 같은 맥락이다.

우리는 일상에서 `내 탓이 아니야`라는 말로 자신을 합리화시켜버리는 경향이 있다.

다른 사람에게 책임을 돌리면 두려움 또는 마음의 부담은 덜 수 있을지 몰라도 정작 문제해결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지난 14일 성주군청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주민 K씨가 글을 올렸다.

내용은 점심 시간 한 식당에 군청 공무원들의 음주 목격담을 소개하고 내 낮부터 술을 마시고 업무를 어떻게 볼 수 있겠느냐고 질책했던 것.

이 글로 인해 성주군청 공무원들 사이에 말들이 많다.

“이제부터 군청 구내식당을 이용해야 한다”

“ 이래서 성주읍내 식당은 장사가 안된다” 등등.

음주에 대한 반성보다 고발한 군민 탓을 하고 있다.

다산은 목민심서에서 목민관의 자세로 청렴·절검의 생활신조, 백성본위의 봉사정신 등을 들었다.

수령은 근민(近民)의 직으로서 다른 관직보다 그 임무가 중요하므로 반드시 덕행·신망·위신을 갖춘 적임자를 임명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사실, 일부 공무원의 부도덕으로 인해 전체의 공무원의 욕되게 비취질 수는 있다.

의약에도 환자를 치료하는 약 성분 중에는 하나하나로 보면 독성이 포함한 물질도 들어 있다고 한다.

하지만, 그러한 재료도 다른 약과 어우러질 때 질병을 치료하는 약이 된다.

그러므로 어려움을 당할 때 그것을 해로운 것으로 여길 것이 아니라 합력하여 유익한 결과를 가져오는 도구가 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사고가 필요하다.

한 종교단체에서는 “내 탓이오”라는 캠페인을 벌였다. 남을 탓하기 전에 자신을 먼저 돌아보아야 한다는 경각심을 일깨운 것이다.

지금 세계적인 금융위기로 인해 어느 때보다 어려운 경제현실을 맞이하고 있다.

이러한 어려움이 언제까지 지속될지, 위기극복의 방안이 무엇인지가 주요 화두(話頭)인 요즘, 자칫하면 문제와 해결 사이에서 남의 탓만 하다가 귀중한 시간을 허비할 수 있다.

이럴 때일수록 군민의 녹을 먹는 공무원은 다산 목민심서의 심오한 뜻을 한 번쯤 되새겨 보길 바란다.

안동/sohn6770@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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