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 간 대형유리원판을 들어내다 동맥이 끊어졌다
앰뷸런스에 실려 가면서도 새파랗게 질려있자 걱정마라
괜찮다, 괜찮다고!
팔목보호대를 확 풀어헤쳤다
어림잡아 수십이나 되는 봉합수술의 바늘자국을 내비쳤다
신출내기였을 때 나의 사수인 일급재단사가
팽팽한 먹구리빛 팔뚝을 직접 보여주듯이
팔랑팔랑 꿈틀거리는 나비문양의 팔뚝을 문득 보여주었다
도처에 산재한 산업공단에 일하는 제3세계에서 온 노동자들을 가끔 만난다. 우리말에 익숙친 않지만 그들과 대화하다보면 그들 가슴 속에 들끓고 있는 소위 코리언드림을 발견하곤 한다. 더러는 산재를 당하더라도 그들은 돈 벌어 고국으로 돌아가려는 강렬한 의욕을 본다. 조선족 재철이에게서 지난 시절 중동으로 떠나갔던 우리의 젊은이들을 다시 본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