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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독에 갇혀 우시네 ... 유 홍 준

등록일 2012-06-19 21:25 게재일 2012-06-19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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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커다란 독에 갇혀

우시네 엉덩이가 펑퍼짐한 어머니

텅 빈 독 속에 갇혀 우시네

또아리 틀고 들어앉아

우시네 자식을 일곱이나 낳은

어머니 아랫배가 홀쪽한 어머니

배암으로 우시네 두꺼비로 우시네

마른 바람의 혓바닥으로 우시네

텅 텅 독을 빠져나갈 수가 없어서

텅 텅 텅 텅 빈 독 두드리며 우시네

속절없이 먼 하늘 바라보며 우시네

일흔 살 어머니 두드리면

댕그랑 댕그랑 맑은 울음 울리는 빈 독

나, 손마디로 두드리며 묻네

간장 같은 된장 같은 어머니, 거기 계셔요?

우리의 어머니는 어디에 갇혀 울고 계시는가. 우리의 어머니도 빈 독에 갇혀 오도가도 못하고 계시지는 않으신가. 자식들에게 다 줘버리고 자신이 빈 독이 되어 빈 젖, 허물어지는 육신으로 쓸쓸히 독에 갇혀 계시지는 않으신가. 이 푸르른 계절 우리의 어머니는 지금 어디에 계신가 생각해 볼일이다.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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