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초에 닿아 있듯이
내 아비의 그 아비의 아비의
먼 핏줄을 접어 올라가면
홀연 목메이듯
막막한 눈발이 되는 사랑
그리고 그리움
누가 기다리고 있는가
세상의 길들은 왼편으로 기울어
상류는 캄캄한 안개,
시린 하늘에
별 하나 걸어두고
밤새워 누가 나를 부르고 있는가
어쩔 수 없이 처해지는 삶의 조건들 혹은 이미 정해진 처연한 인간학적 운명에 몸부림치는 시적 자아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시이다. 이 시에서의 `공기'란 지상적인 것의 초월이자 절대성과 맞닿을 수 있는 매개체가 된다. 시인은 이러한 공기를 통해 운명적이거나 거대한 어떤 조건들을 초극하려는 강한 의지를 외치고 있는 것이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