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착의 자유이동` 산강 김락기 시인 네번째 작품집
중견 시조시인이자 자유시인으로 활동하고 있는 산강 김락기 시인의 네 번째 작품집이자 두 번째 시집인 `고착의 자유이동`이 출간됐다.
경북 의성 출신인 김 시인은 지난 2010년 시조작품집인 `독수리는 큰 나래를 쉬이 펴지 않는다` 이후 1년 반 만에 새로운 작품들로 독자들의 마음을 두드린다.
김 시인은 그동안 문단으로부터 `건강한 삶의 미학`(문무학), `관조로 꽃피운 절정의 미학`(정귀래), `어제와 내일이 만나는 곳, 지성과 감성을 겸비한 시인`(이승우), `존재의 심연을 바라볼 줄 아는 깊은 눈길`을 지녔으며(오정국), `오감으로 습득할 수 있는 영역과 오감을 뛰어넘는 형이상학적 세계를 두루 섭렵한 시인`(김준)이라는 평가를 받아온 중견시인이다.
그는 이번 작품집에서 `형이상학`의 미(美)란 과연 어떤 것인가에 대한 답을 제시하고 있다.
작품집은 제1부 `길에게 묻는다`, 제2부 `성자의 손`, 제3부 `격자창 가에 앉아`, 제4부 `잘디잔 것이 경건하다`, 제5부 `어디서 많이 본 듯한` 등 총 5부로 이뤄졌다. 일상적인 것들로부터 시작해 그 본연의 모습을 찾아내는 시인의 고찰이 한껏 담겨 있어, 그동안 간과하고 지나쳤던 일상 속에서의 새로운 감동으로 우리를 안내한다.
이승우 문학평론가는 “이번 시집에서도 산강의 화두는 여전히 `흔들림`이다. 그러나 이제 더 이상 그는 홀로 `흔들리지` 않는다. 흔들리지 않는 것들, 즉 고착된 것들에게 부여되는 자유란 애초에 방관자적인 `흔들림`을 거부하기 때문”이라며 “`어디서 많이 본 듯한` 그러나 `어디서 보았는지 모르는` 그 광경들에 여전히 손짓하고 있는 산강의 언어는 그래서 오늘날 더욱 숙연하고 각별하다”고 산강 시인의 언어를 높이 평가했다.
이번 시집에서 시인의 눈길이 미치지 않는 곳은 없다.
시인은 오월이면 날리는 진노란 송홧가루에서부터 자그마한 휴대폰 속에 담겨진 피리 부는 소년, 그리고 삭아버린 이뿌리까지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에 관심을 두고 있다. 그리고 그 관심 하나하나를 작품으로 승화시켜 다시 내놓았다.
이수화 시인은 수록 작품인 `치아 CT 영상`에 대해 “CT 영상에 나타난 사실적인 치아의 자기모멸적인 혐오상 표현도 또한 적확하고 솔직하다. 삶의 개결성에 대한 과학적인 성찰의 미학이 성취된 보기 드문 인체 제재의 서술시”라고 평하기도 했다.
시조문학과 문학세계로 시조와 시 부문에 각각 등단한 산강은 대구고와 단국대 법대를 졸업했으며 작품집으로는 시집 `바다는 외로울 때 섬을 낳는다`, 시조집 `삼라만상`, `독수리는 큰 나래를 쉬이 펴지 않는다`가 있다.
/김진호기자 kjh@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