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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존감의 비밀

등록일 2012-05-04 21:12 게재일 2012-05-04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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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현욱 시인·달전초 교사

지난 2008년 2월 방송된 EBS 다큐프라임의 인간탐구 대기획 5부작 `아이의 사생활`은 아이를 둔 부모와 현장의 교사들에게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아동기에 대한 치밀하고도 과학적인 실험과 검증은 그동안 품어왔던 여러 가지 궁금증을 해결하는 데 큰 도움을 줬다. 이후 방송에서 다루지 못했던 이야기들을 보충해 책으로도 발간했는데 비단 부모나 교사가 아니더라도 인간에 대한 호기심이 있다면 누구나 밑줄 그으면서 되새겨야 할 내용이 가득하다.

1부는 아이의 타고난 개성과 두뇌 발달, 두뇌 능력에 따른 효과적인 양육법을 소개한다. 2부는 아들과 딸이 다른 이유와 아이의 두뇌 성향을 눈여겨보는 법, 남녀의 특성에 맞는 교육법을 짚어준다. 3부는 아이의 강점지능과 약점지능 찾는 법과 강점지능을 키우는 비결을, 4부는 아이 나이에 따른 도덕성 발달과 아동기 도덕성 교육의 중요성을 비롯해 도덕성을 키우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꼼꼼하게 짚어준다. 마지막으로 5부는 스스로를 존중하고 사랑하는 아이, 즉 자존감이 높은 아이로 키우는 양육법을 소개하는데 이 부분이 매우 중요하다.

`인간의 짧은 생애에서 작은 상처 하나가 성격을 바꿀 수도 있고, 지나치는 경험이 삶의 태도를 결정짓기도 한다. 아이의 거의 모든 것을 결정하는 단 하나의 비밀, 가장 사소한 것 같지만 가장 깊숙한 곳에서 인간을 조종하는 자존감에 대한 이야기`라고 서문에 밝혀놓았듯이 자존감이 아이의 인생에 미치는 영향력은 실로 대단하다. 전문가들은 다양한 실험과 검증을 통해서 자존감이 왜 중요한가를 밝히고 있는데 실험의 결과는 놀라웠다.

미술치료학자 매코버의 자화상 그리기 실험. 12명의 초등학생에게 스스로 생각하는 자신의 모습, 즉 자화상을 그려보게 했다. 그림을 그리는 방법과 종이, 도구는 아이가 결정하도록 했다. 도화지는 16절지, 8절지, 4절지를 준비했고, 그리기 도구는 파스텔, 크레파스, 물감, 색연필, 연필, 매직볼펜 등으로 제공했다. 실험이 시작되자 아이들은 각자 종이와 도구를 골라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어떤 아이는 커다란 종이를 선택해서 자신을 커다랗고 진하게 그리는 반면 또 어떤 아이는 작은 종이에 연필의 가는 선을 이용해 희미하게 그렸다. 두원공과대학 아동복지학과 홍은주 교수는 이런 아이들의 그림을 이렇게 설명했다.

“신체 외모는 8~12세 아이들에게 가장 영향을 미치는 요소다. 아이들이 그린 `자신의 모습`에는 자신에 대한 신체에 대한 이미지뿐만 아니라 심리적으로 자아를 어떻게 느끼는지도 함께 담겨 있다. 아이들의 그림은 어떤 크기의 종이를 선택했는지, 그리고 그 안에 어떤 모습으로 어떤 크기로 자신을 묘사했는지, 그리고 어느 정도 진하게 아니면 흐리게 힘없이 그렸는지, 다양한 색을 사용했는지, 운동성이 어떤지 등 전체적인 인상을 함께 관찰하게 된다”

자존감이 높은 아이의 그림은 밝은색을 이용해 자신을 크고 또렷하게 그리는 반면, 자존감이 낮은 아이는 작고 희미하게 자신을 그렸다. 자신을 대단하다고 생각하는 아이와 자신은 보잘것없다고 생각하는 아이가 존재하는 이유는 아이들이 가진 `자존감`의 차이 때문이다. `자존감`이란 말 그대로 `자기 스스로를 존중하는 마음`을 뜻한다. 전문가들은 아이에게 자존감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고 말한다. 심지어 미국 하버드대학 조세핀 킴 교수는 “자존감은 인생을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핵심 요소 중 하나다. 자존감은 학업뿐 아니라 삶의 거의 모든 영역에 영향을 준다”라고 강조한다.

그렇다면 아이의 자존감은 어디서 오고 어떻게 키울 수 있을까? 그 해답은 부모에게 있다. 아이는 부모의 거울이다. 부모의 자존감은 그대로 아이에게 이어진다. 그래도 잘 모르겠다면 당장 도서관으로 달려가 책을 펴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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