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보록이 일어서 있는 벼랑
홀로도 푸르른 바다
머리 내밀며 잿빛 기슭으로 기어 나와
햇무리에 자오록히 섞인다
자맥질해온 까당한 목소리들
돌베게 사이 다닥다닥 붙어
별처럼 흩어져 나뒹군다
(…)
사철 하얗게 포말이 부서지는 마을, 강축도로의 석리 바다 벼랑에 서서 시인은 끝없이 밀려와 부딪히고 하얀 물거품을 물고 밀려나는 물결을 바라보고 있다. 저토록 간절히 밀려와 바다벼랑에 온 몸으로 부딪히며 뭔가를 말하고 있는 파도와, 거센 해풍과 파도 앞에서도 당당히 저들의 한 생을 살아가고 있는 바다마을 사람들의 옹골찬 삶을 생각하고 있으리라. 영원의 자연 앞에 꿋꿋이 맞서는 유한한 인생의 질기고 어기찬 삶의 모습들, 그 질박한 풍경들을 시인은 놓치지 않고 있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