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오월의 빛깔...전 건 호

등록일 2012-04-30 21:15 게재일 2012-04-30 22면
스크랩버튼
지구의 회전판을 잠시 멈출 수 없을까

날마다 넘겨지는 일력

한 쪽쯤 까치밥으로 남겨둘 순 없을까

눈 속 봄동이 파릇 입맛 돋우듯

스무 살 그 시절로 돌아갈 순 없을까

호호백발 저 노인들을 위해

단 하루만이라도

활화산처럼 다시 뜨거워질 순 없을까

처녀지로 밀봉해 남겨둔

그날, 그 거리로 돌아가

곡정초처럼 무성해질 순 없을까

서까래 검댕이가 슬고

관절 삭정이 툭툭 부러질 때

오월의 빛깔로

뜨겁던 사랑 되찾을 순 없을까

한생의 후반부에서 지난 시간들을 돌아보며 토해놓는 시인의 희구와 회한 같은 것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생명의 푸르름이 절정인 오월. 그 아름다운 빛깔 속에서 빈 겨울 벌판의 곡정초를 살려내는 시인의 눈이 깊고 절절하다. 활화산의 그 뜨거움 같은 생의 열정을 노인에게 북돋워주고 싶어하는 시인의 마음을 읽는다.

<시인>

김만수의 열린 시세상 기사리스트

더보기
스크랩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