쌉싸래하면서 맵고 단듯한 독특한 맛을 내는 명이는 울릉도 고유 특산 산나물로, 학명은 산마늘이다. 조선시대 울릉도로 이주해 온 사람들이 이른 봄 먹을 것이 없자 이것을 먹고 명을 이었다 해서 `명이`로 불렀다.
울릉도 토속 주민들은 명이나물이라고 하지 않고 그냥 명이라고 한다. 일반 나물과 다른 생명을 이어준 소중한 것이기 때문이다. 울릉도 주민들의 삶의 애환이 깃든 향토식물로 주민들이 특별한 애정을 가질 수밖에 없다.
명이가 내륙지역에서 4년여 간의 시험 재배를 거쳐 올해부터 본격적인 수확이 시작됐다고 한다.
울릉군민 입장에서는 참 황당하기 그지 없다. 명이는 울릉도 주민들이 붙인 이름인데 눈이 내리지 않는 육지 내륙에서 생산된 것에 명이란 명칭을 사용하는 것 자체가 불쾌하다는 반응이다.
굳이 붙인다면 당연히 산마늘이라고 해야 마땅하다. 서식처 자연환경 차이는 또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울릉도 명이는 화산섬에서 겨우내 2~3m가 넘는 눈 속과 나무가 우거진 그늘 속에서 어렵게 자란다. 육지의 하우스에서 자란 것과 어떻게 비교할 수 있단 말인가. 울릉도 명이란 이름으로 시중에서 나오는 것 자체가 울릉 주민들로서는 자존심 상하는 일이다.
산마늘이 울릉도든, 육지 어느 곳에서든 생산되지 말란 법은 없다. 재배 여건이 완전히 다른데 명이란 이름표를 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 명이라는 말은 울릉도서만 사용하는 것이 맞다. 명이와 산마늘은 엄연히 구분해야 한다고 본다.
벌써부터 이와 관련된 혼돈이 소비자들 사이에서 발생하고 있다고 한다. 더욱이 그냥 생체 때는 울릉도산과 구분이 가능하지만 제조하면 전혀 분간할 수 없기 때문에 앞으로 울릉 명이와 육지 산마늘을 놓고 원산지 공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울릉도는 육지와 거리가 멀어 식물들이 교잡(交雜)되지 않고 순수한 자생종으로 자라 맛과 향기가 독특하다. 그 점에서 울릉도 고유 명사로 자리잡은 명이 명칭 사용에 대한 관계기관의 정리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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