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일이다
공연히 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리지 마라
눈이 오면 눈길을 걸어가고
비가 오면 빗길을 걸어가라
갈대숲에서 가슴 검은 도요새도 너를 보고 있다
가끔은 하느님도 외로워서 눈물을 흘리신다
새들이 나뭇가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고
네가 물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다
산 그림자도 외로워서 하루에 한 번씩 마을로 내려온다
종소리도 외로워서 울려 퍼진다
이 세상의 모든 존재는 외로움을 느낀다. 하물며 신마저도 그렇다고 시인은 말하고 있다. 그러니 인간이 외로움을 느끼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시인은 그것을 자연스레 받아들이라고 말한다. 적당한 외로움은 오히려 인간을 더 성숙한 경지에 이르를 수 있는 것이 아닐까. 그 외로움은 오히려 인간에게 위안을 주고 자유로움을 주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