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영주 자살 중학생 가족사랑 애틋했다

김세동기자
등록일 2012-04-18 22:21 게재일 2012-04-18 4면
스크랩버튼
“엄마, 아빠 미안해, 아 참 형도” 유서 남겨<br> 경찰, 휴대폰 통화·폭력서클 등 본격수사
▲ 17일 김우락 영주경찰서장이 16일 학교 내 폭력과 관련 투신자살한 이모군 사건에 대한 1차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속보 = 학교 폭력에 시달리다 지난 16일 목숨을 끊은 이모<본지 16일자 4면 보도>군이 남긴 유서에는 이군이 그동안 겪은 심적인 괴로움이 그대로 드러났다.

특히 유서 끝에 “엄마, 아빠 미안해, 아 참 형도”라는 문구가 적힌 것으로 알려지면서 가족에 대한 이군의 사랑을 엿보게 해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이군은 유서에서 가해자 전모(13)군이 지난 3월부터 수업 시간 등에 연필로 찌르기, 툭툭 때리기, 자신이 그린 그림에 붓 등으로 물 뿌리기, 쉬는 시간에는 자신을 안으려고 하고 뽀뽀를 하려고 하는가 하면 몸에 침을 묻히려 했다고 썼다.

또 전군은 자신이 만든 모임에 가입하면 때리지도 않고 괴롭히지도 않고 오히려 보호해 준다고 해서 모임에 가입했지만 가입 후부터 해야 할 일이 주어지고 탈퇴하면 더 심하게 괴롭힌다며 자신의 부하처럼 부려 자살 충동을 느끼게 됐다고 기록했다.

경찰조사에 따르면 전군은 초등학교 6학년 때 동창생 6명과 성 다른 조직이란 모임을 만들고 중 1년 때 3명, 중 2년 때 1명을 추가 3개 중학교 총 10명으로 구성, 자신의 이름을 딴 모 패밀리라 불리는 단체를 결성했다.

현재 전군은 수사 과정에서 이군의 유서에서 드러난 사실에 대해서는 인정하지만 장난이었다는 진술로 일관하고 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한편, 이군은 사고 당일 1시간 20여분 동안 사고 장소인 아파트 20층에 머물며 자신을 괴롭힌 친구에게 자살을 암시하는 문자를 발송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군은 이날 오전 7시58분께 등굣길에 나섰다 화장실에 간다며 다시 집으로 들어왔다. 이어 8시9분께 다시 집을 나가 엘리베이터를 타고 20층으로 올라갔고 사고 시간까지 1시간 20분간 동안 20층 비상계단에 있었던 것으로 경찰은 추정하고 있다.

8시12분께 친구 권모군에게 학교에 좀 늦는다고 선생님께 전해 달라는 문자를 보냈고 8시54분께 가해자 전모군에게 “너 내 장례식장에 오면 죽일 거야 꼭”이란 문자를 발송했다. 그러나 수사과정에서 전군은 답장을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피해자 휴대폰을 중심으로 통화 내용을 확인하는 한편 전군과 함께 모임을 결성했던 학생들의 서클 성격을 확인, 추가 피해 여부에 대해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한편 유가족들은 17일 이군의 시신을 화장해 장례절차를 마무리했다. 16, 17일 이틀 동안 이군 빈소에는 이만희 경북지방경찰청장, 김관용 경북도지사,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 등 기관단체장과 교사, 학생대표단 등 이군의 학교 관계자들이 다녀갔다.

경북도는 18일 긴급회의를 열고 이번 사태에 대한 향후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영주/김세동기자

kimsdyj@kbmaeil.com

사회 기사리스트

더보기 이미지
스크랩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