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거운지
산등성이에 누런 엉덩이를 내려놓고
꼼짝하지 않는다
쉬 -를 보려나
누래진 마음이 보름달보다 크게 부풀어오른다
검은 소나무 숲 사시나무 몇 그루
엉덩이를 꽉 부여잡고
도대체 놓아주질 않는다
슬렁슬렁
구름에 가려지는 달
보름달이 뜬 풍경, 그 절대 평화의 경지를 가만히 바라보는 시인의 눈이 그윽하고 등성이에 떠오른 보름달을 의인화한 표현들이 재밌다. 행운유수(行雲流水)라는 말을 실감케하는 정경이 정겹고 자연스럽다. 사물을 보는 눈들이 저렇듯 발랄하고 재밌으면 세상은 많이 달라지지 않을까.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