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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는 각도를 잰다...황 경 순

등록일 2012-04-12 21:54 게재일 2012-04-12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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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들은 저마다 각도를 잰다

태어날 때부터 세상을 향해 뛰쳐 나오려고

땅 속에서 저절로 배운다

은행나무 가지도 60도

층층나무는 90도로 뻗고

뿌리 뻗기 60도, 잎 내밀기 120도

봄날 햇볕 쪼일 각도 다르고

한여름 땡볕 가릴 각도 다르다

(···)

우수날

은행나무 한 그루 되어 눈꽃의 무게를 감당하면서

살아남을 각도로

손을

쭉 뻗는다

우수 날 한 그루 은행나무의 몸짓에 눈이 간 시인은 지난겨울 북풍한설의 시련을 견딘 은행나무의 시간들을 생각하고 있다. 생존을 위해 새로운 모색을 하고 싹을 틔우고 잎과 가지를 뻗을 각도를 재는 것은 비단 나무에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라고, 우리네 인생이 다 그런 거라고 묵언의 웅변을 우리에게 던지는 아침이다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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