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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감에 걸려- 고독(1)...권 철

등록일 2012-04-11 21:44 게재일 2012-04-11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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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울고 있다

한 사람이

난 처절하게 울지마, 라고 했다

그래도 울었다

겨울비가 오고 있는데

까마귀도 울고

까치도 상큼하게 울었다

먹구름 아래 수도 없는 까마귀떼들

날이 개자 정겨운 까치 울음소리

사람은 웃었다 즐겁게

아니 미치도록 울었다

그러나 울고 웃는 사람은 내 곁에

내 방에서 울고 있었다

눈을 뜨니 시계소리만 들리고

아무도 없었다

겨울비는 내리고 까마귀는 울고 극도의 어둠 속에서 누군가가 울고 있다. 아니다 사실은 까마귀와 까치와 누군가가 울고 있었던 것이 아니라, 계절을 건너가는 우리 모두가 울고 있는 것인지 모른다. 시대가 아프다고 감동이 없는 황량한 이 시대의 겨울을 건너가면서 서럽고 서러워서 울고 있는 것인지 모른다.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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