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끝까지 푸른 사닥다리 펼쳐진 절정의 여름이 갔다
만산홍엽에 기대 흔들리는 가을이 갔다
아무것도 약속할 수 없었던 겨울도 갔다
그 자리 빗물 고이고
나뭇잎 떨어지고
바람 다녀가고
흰 눈 쌓였다 녹고
잃어버린 기억 더듬어 찾아온 어릴 적 고향집
잘생긴 오동나무 한 그루
눈부신 꽃등 하나
사계절의 변화, 그 아름다운 변신은 아름다운 무늬가 아닐 수 없다. 그 속에서 살아온 사람들의 삶도 그 자연의 변화에 따라 아름다운 무늬를 그리며 지나온 것이리라. 어릴 적 고향마을의 봄 여름 가을 겨울은 그 계절의 바뀔 때마다 그려지는 잊지못할 풍경만큼이나 우리네 가슴 속에 새겨진 무늬는 선명한 아름다움으로 새겨져 있으리라.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