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었다 한다
잎이나 줄기가 유독 인간의 입에 단 바람에
꽃에서 야채가 되었다 한다
맛없었으면 오늘날 호박이며 양파꽃들도
장미꽃처럼 꽃가게를 채우고 세레나데가 되고
검은 영정 앞 국화꽃 대신 감자꽃 수북했겠다
(…)
여하튼 당신도 애초에는 나였다
내가 원래 당신에게서 갈라져 나왔든가
시인은 꽃이 야채로 된 건 인간의 입에 달았기 때문이라 한다. 인간이 맘 편하게 먹어치우기 위해 꽃의 아름다움을 애써 누락시켰다는 것이다. 그럴듯한 말이다. 조금은 논리를 내세운 듯 하지만 그 속엔 아득한 그리움, 모든 사물들의 본래성, 정체성, 생명의 근원에 대한 그리움 같은 것들이 스며있어 깊이 곱씹어 볼만한 작품이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