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하러 배 터지게 낳아 이름도 짓지 못 하는가
늙은 마을의 아이가 거기서 잠들었다 떨어진 열매들 품에서 곤히 잠들었다
아이 뺨이 그늘에 올려져 싱싱하다
어린 것들끼리 관심이 되어 주는 감나무 아래
바람도 방을 들였다. 여전히 늙은 마을의 아이는 잠을 잔다
아무 것도 모른 채 살려고 잔다
저 잠의 문을 따면 천 가지 무지개 쏟아지리라
오방색 흔들리며 늙어 가는 마을의 살을 붙들어 매는 신약처럼
우리들의 오래된 한 풍경을 보여주고 있다. 고향마을의 오래된 감나무 아래는 땡감이 떨어져 올망졸망 굴러다닌다. 땡감뿐만 아니라 마을의 어린 아이들도 그 오래된 감나무 아래서 뛰어놀면서, 홀로 잠들며, 점점 성장해간다. 둥글게 휘어지던 무지개를 가슴에 품고 그들의 미래를 열어간다. 정감어린 한 풍경을 보는 아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