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무소속 후보들, 대구수성갑·경주 등서 새누리 독주에 맞서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은 3일 광주시 전남대 대강당에서 가진 강연에서 정치세대 교체와 정당정치에 대한 생각을 묻는 한 시민의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안 원장은 “사회가 커지면 다수 개인의 의사보다는 소수 이익집단의 의사가 반영되기가 쉽다”며 “이를 물리치기 위해선 적극적으로 선거에 참여해야 한다”고도 했다.
그의 이같은 언급은 선거에 대한 무관심이특정소수 이익집단의 의사를 반영, 정치적 독점을 이루고, 그것이 정치적 부패 내지 병폐로 이어진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새누리당 텃밭으로 여겨지는 대구·경북지역에서도 안 원장의 이같은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어 대구·경북지역 여론주도층들을 중심으로 “이대로는 안된다. 적극적인 선거참여로 일방통행식 정치문화를 바꾸자”는 분위기가 조심스레 확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일부 지역 선거구에서는 야당후보와 유력 무소속 후보들에게 지지세가 쏠리는 현상이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대구지역에서는 민주통합당 최고위원인 김부겸 후보가 수성갑에 출마, “경쟁시켜야 발전합니다”란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도전에 나서 새누리당 이한구 후보와 예측불허의 접전을 펼치며 이같은 변화의 물결을 주도하고 있다.
실제로 김 후보는 선거운동 기간 내내 수성구 재래시장과 주택가를 구석구석 누비며 유권자들을 만나“20여년 새누리당 일색의 정치적 독점이 지역발전에 무슨 기여를 했습니까. 이제 야당후보도 당선시켜야 대구가 발전할 수 있다”고 목청을 높여왔다. 그리고 그의 `발전을 위한 경쟁`논리가 서서히 지역주민들에게 공감을 얻고 있다는 방증도 나타나고 있다. 바로 최근 여론조사에서 젊은 층에서는 새누리당 후보를 앞서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
대구 중남구에서도 새누리당 김희국 후보에 맞서 이명박 대통령의 핵심측근으로 꼽혀온 무소속 박영준 후보와 노무현 정부에서 환경부 장관을 지낸 무소속 이재용 후보가 새누리당 독식구도를 위협하고 있다.
경북에서는 새누리당의 공천이 특정계파에 치우치면서 정치신인이 무소속으로 현역의원에 도전한 경산·청도, 지역활동이 거의 없었던 인사가 갑자기 낙하산공천되는 바람에 기존 새누리당 조직까지 무소속 후보쪽으로 지지의사를 표명하는 바람에 혼전형국을 보이고 있는 포항 남·울릉, 새누리당 공천 번복으로 간신히 공천을 받은 친박계 현역의원에 맞선 경주 등에서 새누리당 후보의 독주에 제동이 걸리고 있다.
정치평론가인 이형락씨는 “안철수 원장의 지적처럼 선거에 대한 무관심은 국민이나 유권자보다 당권을 쥔 사람의 눈치만 살피는 정상배를 국회의원으로 뽑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면서 “대구·경북지역의 일당독재에 가까운 정치독점을 불식시키려면 젊은 층이 주도적으로 선거에 참여해 `선거를 통한 정치개혁운동`을 대대적으로 펼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제는 선거무관심을 타파하고 선거참여를 통한 정치개혁 운동에 나설 젊은 계층인 대학생 유권자들이 총선에 큰 관심이 없다는 데 있다.
법률소비자연맹이 지난 2일 발표한 `대학생 유권자 의식조사 결과`에서 대학생 유권자 50.4%는 `이번 국회의원 선거에 관심이 있다`고 답했고, 28.9%는 `관심을 두고 있지 않다`고 응답해 대학생 유권자들의 적극적인 관심 유도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방통행식 정치문화를 비판해온 지역 정치권의 이모(55)씨는 이와 관련 “총선에 무관심한 이유를 보면 흥미가 없어서, 이득이나 손해가 없어서, 뽑을만한 인재가 없어서 등의 답변이 나오고 있다”면서 “그러나 유권자들은 `부패한 정치는 무관심이란 환경 속에 냉소주의란 옷을 입고 투표불참이란 음식을 먹고 서식한다`는 말을 꼭 기억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김진호기자 kjh@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