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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준 영일만 기적·신화세계 제일 철강왕 기리다

윤희정기자
등록일 2012-03-23 21:55 게재일 2012-03-23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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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암 박태준` 아시아 펴냄, 이대환 외 지음, 240쪽, 1만3천원
▲ 故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 동상

“이 책은 그의 정신을 기억하고 전승하려는 하나의 시도이자, 고인의 유택에 바치는 특별한 꽃이다”

“2011년 12월13일, 세계 제일 철강 왕 잠들다 그리고….”

21일 철강왕 고(故)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의 100일 탈상 추도식이 서울 동작동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렸다.

고인을 그리워 하는 이들이 이날 추모집 `청암 박태준`(아시아)을 발간했다.

국·영문이 함께 적힌 추모집에는 박 명예회장의 마지막 연설문과 각계 인사들의 추모사, 연구논문 등이 담겼다.

1997년 초여름 고인을 처음 만나 부음을 알린 날까지 고인과 숱한 시간을 함께 보내며 그의 생애와 사상과 추억에 대한 온갖 대화를 나누었던 평전 `박태준`의 저자인 이대환 소설가는 박태준이 일으킨 기적의 정신을, 신화의 장면들을 또렷하게 보여준다.

이 작가는 “전 세계에 있는 박 명예회장의 지인에게 보내고, 고인을 그리워하는 일반 시민을 위해 서점에서도 판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내가 지켜본 박태준의 최고 매력은 무엇인가? 지장, 덕장, 용장의 리더십을 두루 갖춘 그의 탁월한 능력인가? 흔히들 그것을 꼽는다. 나도 흔쾌히 인정한다. 그러나 그것을 최고 매력으로 꼽진 않는다. 내 시선이 포착한 그의 최고 매력은 `정신적 가치`를 가치의 최상에 두는 삶의 태도였다. 그의 삶은 늘 통속을 거부했다. 통속적 계산을 경멸하는 작가만큼 치열하게 자기 신념의 정신적 자계(磁界)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주인공의 요청이나 부탁이 아니었건만 작가 스스로 평전을 쓰게 만드는 그 매력을, 그는 나에게 연인의 향기처럼 풍겼다” (본문 76쪽)

“포스코 착공의 장면에서 그가 일으킨 감동적인 일화는 저 유명한 `제철보국`과 `우향우`다. 어려운 단어가 아니다. 제철보국이란 포항제철을 성공시켜 나라에 보답하자는 것이며, 우향우란 오른쪽으로 돌아 나가자는 군대제식훈련의 용어이다. 그러나 둘은 박태준의 정신 속에서 짝꿍으로 맺어지자 어마어마한 정신적 무장으로 거듭나서 포스코를 `성공의 고지`로 밀어 올리는 원동력이 되었다”(본문 78쪽)

“박태준은 일류국가의 밑거름이 되려는 신념을 `포스텍` 설립에도 눈부시게 발휘했다. 1985년이었다. 새로 시작한 광양제철소 건설에 들어갈 자금도 엄청난 규모였지만 그는 과감하고 단호하게 한국 최초 연구중심대학 설립을 밀어붙인다”(본문 82쪽)

이 작가는 “포스코, 포스텍과 포스코의 학교들을 통해 박태준은 제철보국·교육보국 사상을 실현했다. 일류주의도 실현했다. 또한 그것은 일류국가의 토대구축에 지대한 공헌이 됐다. 과연 그의 인생을 한 문장에 담을 수 있을 것인가?”라고 했다.

“생존의 길을 찾아 일본으로 들어간 아버지의 뒤를 좇아 현해탄을 건너갔던 수많은 식민지 아이들 가운데, 사춘기를 벗어난 무렵에 해방된 고향으로 돌아와 빈곤에 허덕이는 신생독립국의 어른으로 성장한 다음, 유소년기에 어쩔 수없이 익혔던 일본어와 일본문화로써 가장 훌륭하고 가장 탁월하게 조국에 이바지한 인물은 박태준일것이다”

이 작가는 “고인이 세계 최고 철강 회사의 회장을 지냈으면서도 포스코 주식을 한 주도 받지 않고 청빈하게 살아갔다는 일화는 이미 유명하다. 포스코나 포스텍 등과 관련이 없는 일반 시민들조차 그를 추모하고, 지금까지도 묘소를 참배하는 사람들이 줄을 잇는 가장 큰 이유가 그가 비리로 얼룩진 이 세상에서 진정으로 시대의 귀감이 되는 인물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한 현상과 그 이유는, 고인의 정신세계와 함께 체계적으로 연구되어야 마땅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태준이즘은 가능한가. 포항종합제철주식회사(이하 포스코)를 창업한 박태준(朴泰俊) 회장의 이름 뒤에 이즘(ism)을 붙인 `태준이즘`이라는 명명(命名)이 영국의 대처리즘, 미국의 레이거니즘처럼 가능한가. 그처럼 거부 없이 수용되고 저항 없이 소통되는 사상 유형이나 지식 체계 혹은 사고방식이나 실행모드가 될 수 있는가”-송복 (본문 135쪽)

연세대 사회학과 송복 명예교수는 `특수성으로서의 태준이즘 연구`에서 `태준이즘`을 주창한다. 그는 이즘 형성의 3요소로 사상, 리더십, 업적 세 가지를 꼽으며 청암 박태준이 이에 얼마나 적합한 인물인가를 연구논문으로 밝혔다.

모든 것이 다 갖추어졌지만 특히 고인이 이룩한 업적에 대해서는 단순한 성과가 아니라, `대성취`라고 말한다.

`누구에게나 이론의 여지없이 받아들여지는 대성취`를 통해 박태준의 정신은 태준이즘으로 완성된다는 것이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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