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고사는 기생식물이며 잎은 비늘 모양으로 퇴화되어 있고 가지는 서로
교차하여 갈라지지만 사시사철 푸르고 한겨울에 꽃과 열매를 맺는 끈질긴
생명력으로 사람의 간을 치유하는데 특효라는 기사를 언제인가 신문에서
본 적이 있다.
안성매표소를 지나 눈 쌓인 덕유산을 오르는 길에 메마른 새들의 먹이가
되는 파릇한 겨우살이를 본 뒤로 가끔씩 나는 그것만도 못하다는 생각이
들고는 한다
시인이 말하는 뿌리 없는 겨우살이는 구체적으로 어떤 식물인지는 모르나, 분명한 것은 끈질긴 생명력으로 견디며 생육하다가 그 파릇한 싹을 겨울을 건너가는 새들에게 내주는 생태의 모습을 본다. 가난하고 어려운 삶을 살아가는 이웃들의 모습이 이 시의 겨우살이 식물과 같은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