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문예회관서 운당 김복수 첫 개인서화전 `수묵의 여정`
봄이 오는 길목, 그 설레임의 한켠에 30년 수묵의 여정이 서화(書畵)의 꽃으로 피어난다.
지역에서 오랫동안 서예, 문인화 작가로 활동 중인 운당 김복수씨의 첫 개인전 `수묵의 여정` 서화전이 21일까지 포항문화예술회관 1층 전시실에서 열린다.
이 전시회는 서예와 문인화를 반려 삼은 작가의 30여년 작품활동의 결정을 망라해 이달 말로 예정된 포스코 스테인리스 제강부 정년퇴임을 기념해 마련한 첫 작품전이다.
이 작품전에서 작가는 직장과 예술의 틈바구니에서 여기(餘技)와 고뇌의 가슴으로 창작한 한글, 한문 서예 및 문인화, 전각, 서각 작품 등 50여점을 선보인다.
글씨와 그림의 근원이 같다는 서화동원(書畵同源)을 궁구하며 서예와 문인화의 영역을 자유롭게 넘나드는 김복수씨는 때로는 맑고 수수하게 때로는 중후하고 심오한 작품세계를 펼쳐보이고 있다. 전통적인 서화필법을 두루 섭렵하고 글씨와 그림이 편안하게 어우러지는 이 같은 조화로움은 작가 특유의 심미안과 선(善)이 합일된 정신과 열정의 산물이라 할 수 있다.
그의 문인화 작품에서는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참새, 병아리, 오리, 물고기, 새우 등의 다양한 어조류와 표주박, 호박, 오이, 감, 포도 등의 사물이 등장하는데, 이들을 따스한 시각으로 바라보며 수묵 담채화로 투영한 작품 등이 정감있고 친근하게 다가온다. 또한 전통적인 사군자 기법으로 표현한 매난국죽과 소나무, 목련 등의 작품에서는 현대서예적인 색채와 장법을 가미해 고졸한 아름다움을 자아내게 한다. 특히 `사시청청 불변심(四時靑靑 不變心)` 6폭 병풍에서는 넓은 화폭에 소나무와 바위를 넉넉하게 배치해 보는 이로 하여금 그윽한 솔 내음과 푸른 솔바람 소리가 금방이라도 느껴질 듯한 웅경(雄耿)함을 던져주고 있다. 유려하고 거침없이 써 내려간 한문 행서와 다양한 한글서체는 질박하면서도 간결하게 정제돼 힘찬 역동성과 함께 깔끔한 절제미가 느껴진다.
직장에 몸담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자투리 시간 틈틈이 정서함양과 창작활동으로 꿈과 열정을 펼쳐온 김복수씨의 작품은 이렇듯 정갈하고 소탈하다. 바쁜 일상을 차분하게 붓끝으로 재우고 늘 온화한 웃음과 여유로운 몸짓으로 먹갈고 붓잡는 나날이 동양화의 은은한 여백처럼 넉넉하기만 하다.
그는 이번 작품전을 열면서 “직장생활을 마감하는 시점에 처음으로 여미는 가슴은 두렵고 부끄러울 따름이지만, 내면의 성찰과 진중한 울림으로 더 새롭게 거듭나려는 다짐과 약속”이라면서 “후배 직원들에게 일과 삶의 균형으로 여가활동(자기계발)의 모범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김복수씨는 경북서예문인화대전 초대작가, 신라미술대전 초대작가로 지방의 유수 공모전의 운영, 심사위원을 역임했으며 포스코묵림회 회원으로서 직원 가훈써주기 행사, 정기 회원전 등에 꾸준히 참여해왔다. 현재 포항서예인협회 부회장, 한국문인화협회 경북지회 사무국장을 맡고 있으며 포항시 북구 양학동에 작업실 겸 운당서화연구실을 운영하고 있다.
문의 010-4810-0043.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