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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학교가 성공하려면

등록일 2012-03-15 21:37 게재일 2012-03-15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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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진대 영문학박사

얼마 전 포항에 외국인 학교 건립을 추진한다는 뉴스가 발표됐다. 지난달 포스코에서 출연키로한 학교부지가 남구 지곡동 효자아트홀 인근 부지로 최종 결정됨에 따라 포항외국인학교 설립이 본격 추진된 것이다.

결론부터 밝히면 지자체가 너도나도 외국인학교건립에 나서는 모양이 썩 반갑지만 않다.

포항시 관계자는 첨단 과학 인프라 구축과 외국자본의 투자유치 기반조성으로 외국기업 유치는 물론 지역의 우수한 첨단과학 R&D 인프라와 연계한 국제연구소 등 해외인재 영입과 정주여건 확충에도 크게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들 자자체가 지역 글로벌화와 외국인 투자 유치를 목적으로 경쟁적으로 추진하고 있지만 기대 보다는 우려가 앞서는 것이 사실이다. 외국인 학교와 국제학교 설립은 투자규모와 예상학생수에 대한 정확한 수요조사에 근거하지 못하고 명분과 기대효과만으로 학교설립을 추진하는 듯 해서 하는 말이다. 학생의 영어실력향상을 위해 잘못된 사교육난립이 우려되고 있는 것 역시 우려되는 대목이다.

송도, 대구, 제주 등에서 이미 외국인 학교나 국제학교가 개교를 하고 있으나 인프라부족, 학생 부족 등으로 개교가 지연되는 등 난항을 겪었으며 학생확보에 어려움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학교 이름이 외국인학교 라고 하지만 학생들의 대부분은 내국인으할 구성되어 있다.

`외국인학교`는 말 그대로 외국인을 위한 학교기 때문에 아무나 입학할 수 없다. 대개, 내국인일 경우 해외에서 3년 이상 거주하거나 부모 중 한 쪽이 시민권자일 경우 입학 자격이 생긴다. 따라서 조기 유학에서 돌아온 학생들이 많이 선택한다. 해마다 입학 조건이 완화됨에 따라 내국인 간 경쟁률은 더 높아진다. 모집 정원은 해마다 얼마나 결원이 생기느냐에 따라 뽑는 게 정해진다. 대부분 학력을 인정받지 못하므로, 국내 대학 입학을 염두에 둔다면 검정고시를 통해야 한다.

외국인학교에 다니려면 실제로 학생의 영어실력이 가장 중요하지만 이것을 바탕으로 지방에서는 잘못된 사교육이 난립하게 된다. 실제로, 필자가 지방에서 올라온 관련 학생과 학부모들을 상담하는 과정에서 잘못된 교육정보를 알고 오시는 분들이 있어 안타까움과 우려를 한 적이 있다.

현재, 국내에 있는 외국인 학교는 약 50여개가 운영 중이며 외국자본의 투자유치 기반조성으로 외국기업 유치는 물론 지역의 우수한 인프라와 해외인재 영입과 정주여건 확충을 위한 것이다.

그러나 최근에 개교한 학교들은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그 중에서도 일부 학교는 지방에 위치해 있다는 불리함을 안고 있다. 포항의 외국인 학교가 개교를 하게 된다면, 동일한 미국 학제를 바탕으로 하는 한동국제학교와 함께 두 개의 유사한 학교가 존재하게 된다. 입학할 수 있는 학생들이 분산되어 운영상의 어려움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수준 있는 학교를 설립하는 것도 방안이겠지만 적은 지원으로 큰 효과를 볼 수 있는 기존의 학교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방안도 필요할 것이다.

지방에 위치한 외국인 학교가 겪게 될 잦은 교사 이동과 너무 경험이 적은 젊은 교사의 문제점을 극복할 우수한 교사 유치가 선행되어야 한다. 교육과정 부족으로 인한 인재유출을 막고 학생들을 유치하기 위해서는 AP, IB와 같은 국제공인교육과정과 WASC와 같은 국제인증확보에 주력해야 한다. 다양한 문화체험과 예체능 교육이 가능한 시설과 교육과정, 다양한 방과후 특별프로그램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외국인 투자자들이 찾는 우수한 외국인 학교가 되기 위해서는 교육환경과 교사의 질, 학교 운영자와 학생들의 다국적 대표성으로 오는 세계적인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외국인 학교의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의 적절한 융합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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