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 같은
말쑥하고 튼튼한 사내 셋
좁은 곳에서
십 년도 넘게
큰 호빵 만들지 않을 때
한 번도 본 적 없는
제주시 동문시장
옆 거리
이 세상 같지 않은
우리 주변에 흔히 볼 수 있는 분식집 풍경이다. 십 년도 넘게, 진득하게 호빵을 만들고 있는 사람들을 보여주고 있다. 하던 일 잘 되어 돈 좀 벌면 더 나은 일을 찾아 떠나버리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는데, 답답한 골목 안에서 꾸준히 호빵 만드는 일에 종사하는 아름다운 풍경이 감동적이다. 좀 바보스럽고 답답한 느낌은 주어도 뭔가 한 가지에 몰입하는 것이 아쉬운 우리 사는 세상을 향해 큼지막한 호빵을 건내고 있다. 골목 안 그 사내들.
<시인>